피지낭종이 귀, 머리, 엉덩이, 등에도 나지만 얼굴에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지 낭종 수술의 경우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얼굴에 피지낭종이 생겼을 경우 흉터 걱정이 앞섭니다. 저도 무려 3년을 고민하다가 흉터를 최소화하는 '핀홀법' 수술을 알게 되어 피지 낭종 제거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 피지 낭종과 여드름은 다르다.
2015년. 오른쪽 볼 한가운데에 무언가 잡혔습니다. 그 당시 동네 작은 피부과를 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단순히 '압출'을 해주셨습니다. 여드름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양의 피지가 꼬불거리며 나왔고 동행한 친구가 경악할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그때는 저 또한 '여드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쯤에 다시 피지가 차올랐고, 2~4년이 지나도 같은 구멍에 피지가 찼고 짜고 또 짜도 사라지지 않는 이물감에 그제야 검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드름이 아니라 피지 낭종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청천벽력 같은 내용이 있었는데 '손으로 짜거나 레이저로 구멍을 내어 치료를 할 경우 피지 주머니가 찢어지거나 터져서 오히려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아니라고 해주세요 선생님. 아니라고 해주세요.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포기 + 얼굴 흉터의 걱정으로 3년을 알고도 미뤄왔던 수술이었습니다.
- 피지 낭종과 여드름의 차이
피지 낭종은 기름으로 인해 피지선이 막혀 배출되지 못한 피지가 죽은 세포와 함께 피부 안쪽으로 주머니가 생성되고, 배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안으로 피지가 차면서 혹처럼 보이게 됩니다. 여드름과는 다르게 분비물이 굉장히 많고 압출을 해도 또다시 분비물이 차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중심부에 검은 구멍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저를 절망에 빠뜨렸던 손으로 짤 경우 수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내용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이었습니다.
세균 감염이 될 수 있어 손으로 짜지 않는 것이 좋고, 레이저 치료는 재발 가능성 때문에 외과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2. 흉터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던 '핀홀법' 수술
무엇보다 걱정이 되었던 부분은 흉터였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켈로이드 피부로 피부가 재생될 때 주변 피부보다 두껍게 올라오면서 튀어나오는 살이 생기거나 주변 피부와 다른 색깔로 새로운 피부가 올라오는 성질의 피부를 가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쌍꺼풀 수술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래서 잘 보이는 볼 한가운데에 또 다른 흉터가 생길까 봐 고민이 많았던 찰나에 '핀홀법'수술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소 1~3mm 절개 부위를 통해 가느다란 핀셋으로 피지 주머니를 제거하는 수술법이었습니다.
3. 병원 방문 - 초음파 검사/ 수술/ 관리법 안내받기
유튜브에 피지낭종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수술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영상이 가장 많았고, 얼굴 피지 낭종 수술도 깔끔하게 진행하시는 외과 선생님에 이끌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병원이었지만 바로 예약을 하였습니다. (꼭 미리 예약을 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도착하면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됩니다. 피지 낭종의 위치, 깊이, 크기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안으로 거대해지는 주머니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작은 점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크게 자리 잡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엉덩이 전체를 피지 낭종으로 덮여있는 분의 수술 영상도 있었습니다. 저의 피지 낭종은 매우 작은 편이었습니다.)
항생제 엉덩이 주사를 맞고, 마취연고를 바릅니다. 몇 분 후에 바로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수술대 위에 누워 소독과 수술 부위를 제외한 얼굴에 초록색 천을 덮어주십니다. 수술 부위 주변에 국소 마취주사를 맞습니다. 작게 절개를 합니다. 저는 2mm였습니다. 마취를 해서 아프진 않았지만, 볼 안쪽의 어떤 조직과 연결되어 있는 막 같은 것을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오래 방치된 피지 낭종의 경우 주변 피부조직과 붙어서 세밀한 박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박리의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졌고, 가위로 자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선생님 다 됐나요? 주머니가 나왔나요?" 불안한 마음에 수술 중에 선생님께 말을 걸었고, 선생님은 차분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거의 다 됐어요." 하셨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간호사 선생님께서 상처연고 바르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작은 상처이기도 하고 얼굴이기 때문에 실로 꿰매지 않고 작은 스티커를 붙여주셨습니다.
관리법은 7일간 상처연고와 상처 스티커를 부착하고 물이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스티커가 떨어질 것 같으면 마른 거즈로 잘 닦은 후, 연고와 스티커를 다시 붙여줘야 합니다. 그 이후는 흉터연고를 다 쓸 때까지 꾸준히 발라줍니다. 6개월 이상이든 1년이든 연고를 다 쓸 때까지 잘 발라줘야 합니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를 수술부위에 꼼꼼히 발라야 착색을 막을 수 있습니다.
4. 수술 한 달 후, 만족도와 흉터
7년을 묵혀뒀던 피지 낭종이라 그런지 수술을 하자마자 '아 속 시원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술한 지 딱 한 달이 된 오늘도 아직까지 흉터가 눈에 보이지만 손에 만져지는 혹이 없어 만족스럽습니다. (저는 켈로이드 피부입니다. 사람마다 흉터가 낫는 시기는 다르고 저는 흉이 잘 생기는 피부입니다.) 혹이 만져지지 않는다는 것은 안에 피지 주머니가 잘 제거되었다는 것이고 그 자리에 더 이상 피지가 차오르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6개월 이상이든 1년이든 흉터 연고를 꾸준히 잘 발라주라고 하셨기 때문에 점차 흉터는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흉터에 살이 차오르는 과정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저는 스티커 알레르기 반응인지 스티커 자국이 부풀었으나 지금은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병원에 따라, 처방해주시는 연고 종류가 다르겠지만 동일하게 상처연고, 흉터연고를 바르게 됩니다. 얼굴이 아닌 부위의 수술이거나 보다 큰 절개를 통한 수술일 경우 녹는 실로 봉합을 합니다. 그 후에 흉터연고를 잘 발라줘야 합니다.
수술 30일 차. 수술 부위 옆에 크게 여드름이 났습니다. 당분간 큰 여드름에 가려져 흉터는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피지 낭종 수술비용과 실비보험 청구 및 회사 의료비 청구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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